
지븨 리 & 필립 씨. 라이너, 〈편린: 바닷물결의 기억_다대포 25_74〉, 2025, 모래, 철, 우레탄, 발포폴리스티렌, 1690 × 1799 × 1115 mm.

지븨 리 & 필립 씨. 라이너, 〈편린들: 바닷물결의 기억〉, 2025, 모래, 철, 우레탄, 발포폴리스티렌.
〈편린들 : 바닷물결의 기억〉은 다대포해수욕장과 두 개의 다른 지역, 마요르카와 뉴욕의 해변에서 작가가 직접 수집한 모래 알갱이를 조각으로 옮긴 작품입니다. 수많은 모래 알갱이 중 단 한 톨이 선택되어 초정밀 기술을 통해 천 배 이상 확대되었고, 거대한 형태의 작품으로 구현되었습니다.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국 태생 예술가 지븨 리와 건축가 출신의 독일 기하학 연구자 필립 씨. 라이너는 일상의 본질에 감춰진 것들에 대한 공통된 호기심으로 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들의 탐구는 물질적이면서 디지털적이고, 고대적이면서 동시대적인 특징을 갖습니다. 이번 바다미술제에서 두 작가는 다대포의 퇴적지형에서 영감을 받아 신작을 구상하였습니다. 다대포는 바다와 강이 만나 지형의 변화가 끊이지 않는 곳으로, 유난히 작고 고운 모래로 유명합니다. 이러한 특징을 배경으로 이들은 ‘모래’의 역설적인 성격을 탐구합니다. 모래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되고 풍부한 자원이지만, 이와 동시에 과도한 채취로 인해 오늘날 점점 희소해지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또한 긴 세월에 걸쳐 바람과 물, 땅의 움직임에 의해 만들어진 모래는 한 개의 알갱이에 그 오랜 시간의 흔적을 품고 있습니다. 인간의 시간 감각을 초월해 지구의 기억을 담은 소위 ‘소우주 아카이브’인 것입니다. 두 작가는 인식의 방식을 새롭게 구성하고 우리가 무심하게 지나쳤던 모래 알갱이와 같은 입자들을 지구를 형성하는 보이지 않는 힘들의 증인으로 내세웁니다.